프라이멀 피어
감독 : 그레고리 호블릿
출연 : 에드워드 노튼, 리처드 기어 등
러닝타임 : 130분
영화 포인트
① 다중인격을 소재로 한 반전 영화!
② 에드워드 노튼의 소름 끼치는 연기력!
③ 리처드 기어의 중후한 매력을 이 영화에서 알게 되다니!
④ 결말을 모르고 봐도 어느 순간엔 짐작이 가는 것이.. 이미 우리는 너무 많은 반전 영화를 봤나 봅니다!
1.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 스포일러 주의 바랍니다.)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 영화 있잖습니까?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여기저기 들은 정보들이 많아 이미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 제게는 이 영화도 그런 영화 중의 하나였습니다. 에드워트 노튼의 연기가 기막히다, 에드워드 노튼이 다중인격이다 등의 정보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결말을 몰랐을 뿐인데, 결말이 어떤 식인지 그리고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는 어떤지, 이 참에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호사 마틴(리처드 기어 분)은 스스로 거물급 변호사라고 칭하며 실제로도 실력이 좋은 변호사입니다. 그런 그가 대주교 살인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애런(에드워드 노튼 분)의 체포 장면을 뉴스로 보고 먼저 손을 써 그의 변호사가 됩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큰 사건이니 재판에서 승소했을 경우 그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어쨌든 유명세를 얻을 수 있겠죠. 사람들 대부분이 사건의 범인이라고 믿는 용의자의 변호를 대뜸 맡는 것에서부터 마틴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용의자 애런은 외모와 눈빛, 말투에서부터 유약한 소년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마틴과 이야기할 때, 재판장에서 심리를 지켜보는 내내 애런은 그 푸른색 눈동자와 살짝 처진 눈매로 시종 당황스럽고 슬픈 표정을 짓습니다. 그러던 중 정신심리학자(프란시스 맥도맨드 분)의 심리 감정에서 애런은 '로이'라는 또 다른 인격을 보여줍니다. 로이는 굉장히 거칠고 폭력적인 인격으로 질질 짜는 애런 대신 자신이 대주교를 죽였다고 말합니다. 애런은 로이라는 인격이 나올 때마다 자신이 기절한 줄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로이가 나왔을 때의 일을 전혀 기억 못 합니다. 그리고 마틴은 살해당한 대주교가 자신의 복사들을 데리고 성행위를 하게 한 후 그 장면을 녹화해 비디오테이프를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 비디오테이프에 나오는 복사 중 한 명은 애런입니다. 마틴은 지금까지 애런의 말대로 살해 현상에 있었다던 제삼자가 진짜 범인이고 애런은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비디오테이프와 로이라는 인격의 출현으로 재판의 흐름을 다른 쪽으로 끌고 가려합니다.
마틴은 상대 검사 자넷(로라 리니 분)을 이용해 재판 과정에서 로이의 인격을 끌어냅니다. 로이는 자신을 극단적으로 몰아붙이는 자넷에게 화를 내고 그녀의 목을 뒤에서 팔로 조이며 반 인질극 상황을 만듭니다. 자넷은 무사히 풀려나고 다시 정신을 차린 듯한 애런은 경찰들에 의해 끌려갑니다. 판사는 재판을 중지하고 애런을 정신병원에 30일 수용하는 것으로 이 어마어마한 재판을 끝냅니다. 그리고 마틴은 애런을 찾아가 이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애런은 마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마틴은 뿌듯해하며 애런과 작별인사를 하죠. 그런데! 구치소를 나가는 마틴에게 애런이 말합니다. 자넷 검사에게 목을 졸라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말입니다. 구치소를 나가 몇 걸음 걷던 마틴은 깨닫습니다. 그리고 다시 애런에게 돌아옵니다. 기절했을 땐 아무것도 기억 못 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그 말에 순수하고 나약해보이던 애런의 눈빛이 뱀처럼 번들거리는 로이의 눈빛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로이는 충격적인 진실을 말해줍니다. 처음부터 애런은 없었다고.
2. 이 영화,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 근 30년 전 영화, 과거 속에서 꽃 피는 배우들
이 영화가 1996년에 개봉을 했으니 거의 30년 가까이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음악이나 촬영기법같은 것들은 지금의 영화와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30분의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우선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는 정말 훌륭합니다. 이 영화가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순수한 소년과 잔인한 악마의 얼굴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다니요. 그리고 리처드 기어가 굉장히 매력적인 배우라는 걸 새삼 이 영화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사실 '귀여운 여인'에서 백마 탄 왕자님 역으로 나와 큰 인기를 끌었던 리처드 기어지만 그땐 그의 매력을 몰랐습니다. ('귀여운 여인' 때는 제가 어렸었고, 나이 들어 보는 이 영화의 리처드 기어는 젊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리처드 기어, 에드워드 노튼 말고도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나옵니다. 자넷 검사 역의 로라 리니, 정신심리학자 역의 프란시스 맥도맨드 등 말이죠. 이름만 듣고는 잘 모르시겠지만 얼굴을 보면 아실만한 배우들입니다.
- 당시에는 충격이었을 반전
영화의 마지막 반전은 소름 끼칠 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이 반전보다 훨씬 더 엄청난 반전의 영화들을 많이 봐왔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상상을 해보면 매우 무섭습니다. 천사의 얼굴을 감쪽같이 연기하는 악마 로이가 정신병원에서 나올 즈음 마틴은 어떤 기분이 들까? 실제로 로이 같은 초초초초사이코패스가 애런의 모습을 한 채 우리의 주변에 있다면? 저 같으면 차라리 애런의 모습만 알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애런의 가면 뒤에 로이가 있다는 걸 눈치채는 순간부터 공포가 시작될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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