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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인생의 처음과 끝, 누구도 예외는 없다. 그게 마피아라도..영화 '아이리시맨'

by 양GO 2023. 6. 12.

영화-포스터-세-명의-주인공-모습

아이리시맨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출연 :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등

러닝타임 : 209분

영화 포인트

① '지미호파 실종사건'과 마피아들의 숨겨진 이야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각색일까!
② 원숙하고 노련한 노장 감독과 노장 배우들의 향연!
③ 영화계의 역사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이들의 페이지도 언젠가는 넘어가겠지?!
④ 모두 건강하게 장수하시길!

 

 

1. 주절주절

영화의 러닝타임은 209분입니다. 3시간이 넘어가는 아주 긴 영화이지요. 유튜브의 짧은 영상들이 주는 간단하고 강한 임팩트들에 익숙해져서인지, 아니면 인내심이 줄어든 건지, 혹은 복잡하고 골치 아픈 것들을 일부러 피해 왔던 건지, 어쨌든 저는 점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들을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독서라든가, 길고 진중한 영화라든가 말입니다. 이번에도 이렇게 긴 영화인지 모르고 재생버튼을 눌렀다가 중간중간 남은 시간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 영화는 중간에 미련 없이 정지버튼을 눌러버리지는 못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영화를 잘 모르는 제가 봐도 이 영화는 기막힌 연기를 하는 배우들로 이루어진 매우 잘 만든 영화라는 게 딱,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3시간이 넘어가는 시간 동안 이렇게나 매끄럽게 이어지는 연출과 그렇게나 자연스러운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건 어쩌면 행복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영화의 감독뿐 아니라 출연자들 대부분이 노장들이라 언제 또 이 조합의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요.

2.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 스포 주의바랍니다.)

영화는 트럭을 몰며 고기를 납품하던 프랭크(로버트 드 니로 분)가 러셀(조 페시 분)을 만나 마피아의 조직원이 되고 그 후 암살자를 뜻하는 페인트공 일을 하게 되며 겪은 일들을 후에 노인이 되어 회상하는 내용입니다. 프랭크는 지미 호파(알 파치노 분)를 돕게 되며 그와 친분을 맺게 되는데 지미 호파는 전미트럭노조의 대표이자 상징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미와 프랭크는 인간적으로 서로를 신뢰하는 사이이지만, 트럭노조의 자금을 쥐락펴락하는 지미와 러셀 조직이 충돌하게 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프랭크는 지미를 설득하고 또 설득하지만 지미는 고집을 꺽지 않습니다. 그리고 결국 프랭크는 러셀에게 청부를 받아 지미를 처리하고, 지미 호파는 그렇게 의문의 실종으로 역사에 남게 됩니다.

3. 이 영화,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 직업이 마피아인 남자

프랭크를 보며 직업이 마피아 조직원인(것도 암살이 특기인) 어느 가장의 고단한 인생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랭크는 그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이들의 목숨을 제거했습니다. 회사원이 보고서를 쓰듯 프랭크는 누군가를 암살하는 일이 주요 업무였을 뿐입니다. 자신과도, 또 자신의 가족과도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던 지미를 총으로 쏴 죽일 때도 프랭크는 담담합니다. 그러나 지미를 처리하고 왔던 곳으로 다시 되돌아왔을 때 그의 표정은 어쩐지 착잡해 보입니다. 

주인공이-바닥의-누군가를-향해-총을-쏘고-있다

인간이라면 당연한 수순대로 프랭크 역시 나이가 듭니다. 다리마저 심각한 상태가 돼 목발이나 휠체어 없이는 걷기도 힘들어집니다. 아내도 병으로 죽고 러셀 등 주변의 동료들도 모두 죽었습니다. 딸들과는 사이가 소원해졌고 크리스마스도 양로원에서 혼자 쓸쓸히 보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열린 문 사이로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프랭크의 얼굴은 쓸쓸함과 무상함으로 가득합니다.

'그러니까 착하고 성실하게, 가족들에게 애정을 쏟으며 살았어야지!'라는 교훈을 던지기 위한 결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혹여나 누군가는 그런 감상평을 쓸 수도 있겠지만. ㅎ 

- 삶과 죽음에 대해

나름 나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살았고, 화려한 전성기에 감동의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주위에 가족과 친구들이 존재했고, 소중한 누군가와 인연을 맺기도 하고, 배신을 하기도 하고. 파도 같은 인생의 부침을 거듭하며 맞게 되는 건 결국은 혼자라는 것, 그리고 죽는다는 것.

이제 노인이 되어버린 감독이, 마피아라는 특별한 소재로 그려내는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현실에서의 총 쏘기는?

저는 이 영화에서 프랭크가 총을 쏘는 장면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007이나 미션임파서블, 본 시리즈에서는 권총을 쥔 주인공들의 폼이 아주 멋들어집니다. 그, 아시죠? 상대를 향해 총을 겨눌 때 그 멋진 자세. 

그런데 프랭크는 마치, 근거리에서 손에 쥔 짱돌을 상대의 머리에 힘껏 던지는 듯한, 그런 폼으로 총을 쏜다고 저는 느꼈습죠. 정말이라니까요? 아무렇지 않은 척 슬쩍 지나가는가 싶더니 별안간 숨기고 있던 짱돌을 휙, 내던지는 듯한!  주의 깊게 봐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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