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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이야기 하나 해줄게. 옛날 옛날에 말이야...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by 양GO 2023. 6. 6.

영화-포스터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등

러닝타임 : 161분

영화 포인트

① 실제와 상상을 교묘히 섞은 한 편의 옛날 이야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미술상 수상,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작품상(코미디부문), 각본상, 남우조연상 수상 등 상복이 터졌구나!
③ 그 시절 화려한 할리우드, 그에 걸맞은 화려한 배우진!
④ 어떡해요.. 디카프리오도, 피트도 늙어가고 있어요! (저두요..ㅜ ㅜ)

 

 

 

1.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 스포일러 주의바랍니다.)

보고 싶은 영화들을 찜해놓기만 하고 목록만 자꾸 늘어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아, 할 일도 없는데 영화나 볼까, 하다가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걸로 하루를 마감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기다랗게 늘어난 찜목록 중에 하나를 골라 보게 됐고 그게 하필 러닝타임 160분에 달하는 이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감독이 쿠엔틴 타란티노이고 출연진이 아주 호화롭다는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영화를 봤는데, 사실 러닝타임의 반이 넘어가는 중에도 당황스러운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가 맞나 싶었지요. 그 특유의 긴 대사들과 블랙유머는 여전했지만, 이 영화가 액션영화에 가까울 거라고 예상했던 저는 별일 없이 진행되는 시나리오에 엥? 하며 남은 러닝타임을 확인하곤 했습니다. 물론 눈은 호강을 합니다. 60년대 미국의 의상과 건물들, 할리우드 풍경, 그리고 레오나르도와 브래드, 마고까지. (솔직히 나이 들어가는 레오나르도와 브래드를 보며 저의 나이 들어감도 실감이 돼서 좀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ㅎ)

60년대-의상을-입은-레오나르도와-브래드

영화의 기본적인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서부극의 주인공 역할을 하는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은 스스로도 자신이 이제 내리막길만 남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원래 릭의 스턴트맨이었으나 현재는 릭의 운전사 겸 잡일을 도와주는 클리프(브래드 피트 분)가 있습니다. 릭의 자택 바로 옆에 당시 '악마의 씨'라는 영화로 주목을 받게 된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와 그의 아내이자 배우인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 분)가 이사를 오게 됩니다. 

릭과 클리프는 형제 이상으로 서로를 신뢰하는 사이입니다. 할리우드를 떠나 이탈리아로 건너가서 서부극 여러 편을 찍는 동안에도 배우와 스턴트맨으로써 그리고 절친한 친구로서 둘은 함께 합니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때 릭은 이탈리아의 신인 여배우와 결혼을 했고 클리프에게 경제적인 이유로 이제 더 이상 자신과 함께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자택으로 귀환한 그날 밤, 원래는 로만 폴란스키의 저택에서 살육을 벌이려고 했던 히피 3명이, 목표물을 릭으로 바꾸게 되고, 릭의 집에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답게 처절하고 끔찍한 피의 파티가 벌어집니다.

2. 이 영화,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 로만 폴란스키와 그의 아내의 잔혹한 과거

로만 폴란스키와 그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분도 아실 듯합니다. 전 이 영화를 보고 찰스 맨슨과 맨슨패밀리라고 불리던 히피 무리에 대해 검색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실화는 영화보다도 잔인했습니다. 당시 저택에 있던 임신 8개월의 샤론 테이트와 그녀의 친구들 4명(1명은 대학 진학비를 벌기 위해 우연히 그 저택에 들렀다가 죽임을 당한 당시 18세 청년)을, 맨슨패밀리는 그야말로 학살을 합니다. 그때 로만 폴란스키는 일 때문에 런던에 가 있었고 그 덕에 살아남았습니다. 이 살인사건으로 경찰에 잡힌 찰스 맨슨과 맨슨패밀리는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사형제 폐지로 무기징역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찰스 맨슨은 2017년 83세로 감옥 안에서 사망합니다. 찰스 맨슨이 감옥 안에 있는 동안에도 그의 열혈 추종자들이 그를 추앙했고 심지어 26세였던 여성(그의 추종자들 중 하나)과 옥중 결혼식을 올릴 계획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관련된 이야기들을 검색해 읽어나가며, 인간에게 생명의 가치란 게 과연 절대적인 의미를 가진 항목인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생명을 죽여선 안된다,라는 규율을 인간 모두가 수긍하고 받아들이고 지키는 건 아닌 듯합니다. 우선 생명에 대해서도 각자가 중요시하는 범위가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겐 인간의 생명만을, 어떤 사람은 생물의 생명을, 어떤 사람은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생물만을, 어떤 사람은 자기 자신의 생명만 중요시 여길 수 있습니다. 찰스 맨슨에게 생명이란 무엇이었을까요? 그의 마지막 유언이 '내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다'였다고 합니다. 자신이 신이었기에 마음대로 인간의 생명을 처단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에게 생명이란 그저 발에 차이는 돌멩이 정도의 가치밖에 안 됐을 겁니다. 

- 쿠엔틴 타란티노 식 복수

어쨌든 영화는 마지막에 가서야 쿠엔틴 타란티노 식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로만 폴란스키와 그의 아내, 친구들의 비극을 맨슨패밀리의 비극으로 완전히 비틀어버리죠. 클리프는 브루스 리(이소룡)를 이겨버릴 만큼 싸움실력이 출중한 강자이고, 마침 그때 클리프는 그의 애견 브랜디와 함께 있었습니다.(맹견 중의 맹견 핏불테리어!) 클리프와 브랜디는 저택에 침입한 히피 무리들을 아주 처절하고 고통스럽게 아작을 냅니다. 그리고 릭은 예전 영화에서 사용했던 화염방사기로 히피 무리 중 한 명을 숯덩이로 만듭니다.

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려대던 경찰차와 구급차가 사라지고 혼자 남아있던 릭에게 이웃 저택의 누군가가 다가와 방금 일어난 사고에 대해 묻습니다. 영화는 살아있는 샤론,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과 릭이 인사를 나누는 장면을 부감으로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저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그때 이랬으면 어땠을까? 그때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고 이랬다면 지금 나는, 지금 그는, 그녀는 어떻게 됐을까?'

죽음을 삶으로 돌리는 상상이 너무나 간절해지는, 그런 생각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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