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감독 : 데이비드 O. 러셀
출연 : 제니퍼 로렌스, 브래들리 쿠퍼 등
러닝타임 : 122분
영화 포인트
① 뻔한 얘기 같겠지만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절망 뒤에 희망은 늘 있다고!
② 제니퍼 로렌스는 정말 매력적인 배우라니까!
③ 사랑은, 상대의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④ 소설이 원작!
1.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바랍니다.)
원작은 소설입니다. 10여 년 전에 소설을 읽었었는데, 이제 다시 영화를 보려고 하니 어떤 내용이었는지 가물가물하더고요. 다만 책이 어렵지 않게 잘 읽혔고, 잔잔한 재미와 감동을 줬었다는 건 기억이 납니다.
팻(브래들리 쿠퍼 분)은 아내의 외도현장을 목격하고서 그 충격으로 강박증과 폭력적 성향을 자주 드러내 결국은 정신병원에 들어갔었지만, 모친의 결단으로 다시 집에 돌아오게 됩니다. 부친(로버트 드 니로 분)은 풋볼광이며, 친구와 도박에 가까운 내기를 하는 사람입니다. 집에 돌아온 팻과 부친은 어색한 인사를 나눕니다. 팻은 접근금지처분을 받았음에도 자신의 아내와 예전처럼 다시 잘 지내기를 바라며 아내가 바라는 대로 긍정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책도 읽고 운동도 열심히 합니다. 그러나 팻을 미치게 만드는 트라우마 때문에 일상은 평온하게 흐르지 않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동네 친구의 초대로 그들의 집에서 저녁을 먹게 된 팻 앞에 티파니(제니퍼 로렌스 분)가 나타납니다. 티파니는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자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얼마 전 남편을 사고로 잃은 후 자책과 죄책감에 주변의 사람들과 되는대로 잠자리를 가지며 그 헛헛함을 메우려 하고 있습니다. 팻은 아내와 화해하기 위해 장문의 편지를 썼는데, 그 아내와 잘 아는 사이인 티파니는 그 편지를 아내에게 전해주겠다는 조건으로 팻이 자신과 함께 춤 연습을 하기를 제안합니다. 곧 있을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는 것이 목표였죠. 아내에게 다가갈 방법이 없는 팻은 어쩔 수 없이 이 제안을 수락하고, 둘은 매일 열심히 춤 연습을 합니다. 도중에 팻은 아내의 답장을 티파니에게서 건네받고 기뻐합니다. 그리고 팻의 부친은 그의 친구와 풋볼 내기를 했다가 지는 바람에 거금을 날려버리게 생겼습니다. 이렇게 된 걸 아들 팻 탓으로 돌리고 있는데, 자신과의 춤 연습에 나오지 않은 팻을 찾아와 화를 내던 티파니의 제안으로 더 큰 내기를 하게 됩니다. 곧 있을 풋볼경기에서의 응원팀 우승과 팻과 티파니의 춤 경연대회에서의 심사위원 점수 평균 5.0,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뤄내는 것에 부친의 전재산을 겁니다. 티파니는 주저하는 팻에게 경연대회에 그의 아내가 온다는 거짓말을 하고, 결국 팻은 다시 연습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대망의 춤 경연대회! 풋볼경기는 부친이 응원하고 있는 팀이 기적처럼 강팀을 이겼습니다. 이제 팻과 티파니의 춤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경연대회에 정말 팻의 아내가 왔습니다. 팻과 티파니는 둘만의 세계에 빠져 춤을 끝냅니다. 그리고 그 둘의 점수는 아슬아슬하게 5.0! 이 낮은 점수에도 팻과 티파니, 그의 가족들은 환호성을 내지릅니다. 팻은 아내에게 다가가 다정한 눈길로 귓속말을 합니다. 이 모습을 본 티파니는 상처받은 얼굴로 뛰쳐나가지요. 그리고 그 둘은...
2. 이 영화,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의미
실버라이닝은 해가 구름 뒤에 있을 때 구름 가장자리에 번지는 은빛 선을 말합니다. 절망 뒤에 가려져있는 희망을 말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란 건 절망에서 희망으로 옮겨가는 작전,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합니다.
팻과 티파니의 현실은 절망적입니다. 팻은 아내의 불륜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불륜 상대였던 같은 학교 교사를 무참히 폭행합니다. 직장이었던 학교에서도 쫓겨난 상태입니다. 정신병원에서 나온 뒤에도 충동을 조절 못해 의도치 않게 아버지와 치고 받는 상황도 생깁니다. 아버지와 형은 팻을 인정하지 않고, 어머니는 그저 안타까운 눈으로 아들을 바라볼 뿐이죠. 티파니는 어떤가요. 아이를 원하는 남편과 견해 차이가 있어 몇 달간 잠자리가 시들했는데, 남편이 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자신의 속옷을 사러 나갔다가 사고를 당해 죽은 겁니다. 남편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티파니는 직장 동료 모두와 잠자리를 하고 그래서 직장에서 해고당합니다. 동네의 경찰은 자신을 알아보고 추파를 던지며, 팻마저 자신을 잠자리에 환장한 여자 취급합니다. 팻과 티파니 모두 마음의 상처가 있고, 이 상처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팻과 티파니가 어떻게든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팻은 아내를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 그리고 티파니는 죽은 남편으로 인해 생긴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조깅과 춤에 매달립니다. 절벽 끝에 매달려 어떻게든 다시 기어오르려는 사람들의 안간힘에는 늘 눈물 나는 뭔가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힘을 내기를, 포기하지 않기를 응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목표는 사랑 제패! 전력을 다하라.
팻은 티파니를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그 장면을 되돌려봤습니다. 그랬더니 당황하면 입에서 나오는대로 지껄이는 팻이 티파니더러 멋지다고, 하지만 이건 꼬시려고 하는 말은 아니라고, 당신이 날 꼬시려고 하는 건 알겠지만 난 아내와 잘 지낼 거라고, 아내한테도 아름답다고 말해 줄 거라고, 주절주절 말합니다.(그러다 결국은 티파니의 죽은 남편이 왜 죽었는지까지 묻는 실수를 하지만.) 그렇습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한 거 맞네요! 그 후에도 팻은 주절주절 나오는 말 때문에 티파니에게 여러 번 실수합니다. 자신은 아내가 있어서 당신과 자지 않는다느니, 당신은 누구나와 잠자리를 하는 그런 여자 아니냐느니 말이죠.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런 말을 할 때 팻은 방어모드였구나,를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아내가 돌아오기만을 강박적으로 소원하던 팻은 티파니에게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미리 방어선을 친 겁니다. 티파니는 이런 방어모드인 팻에게 매번 공격모드였습니다. 팻과 처음 만난 날, 그녀의 집 앞에서 팻더러 함께 들어가 자자고 합니다. 반지를 보여주며 아내가 있다고 말하는 팻에게 그녀 역시 자신의 반지를 보여주지만, 팻은 당신의 남편은 죽지 않았느냐고 또 뇌를 거치지 않은 말을 던지죠. 그 말에 무너진 티파니가 울며 팻을 끌어안고 입까지 맞추려 하지만 팻은 꿈쩍도 않습니다. 티파니는 그의 뺨을 후려치고 집으로 들어갑니다. 그다음 날 조깅을 하는 팻에게 먼저 다가가는 건 티파니입니다. 전날 일을 사과하지만 팻은 그녀를 피합니다. 그 다다음날도 조깅을 하는 팻을, 티파니는 따라갑니다. 춤연습을 제안하고 짓말을 해가며 팻을 춤에 매진하게 만듭니다. 아마도 티파니는 팻처럼 팻을 처음 본 순간에 사랑하진 않은 듯합니다. 티파니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봐 주고 해명해 주는 팻의 모습에서 마음을 열었을 것입니다. 티파니의 사랑은 팻과 춤을 출 때마다 얼굴에 드러났습니다. 결국 방어모드의 남자와 공격모드의 여자는 영화의 마지막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이 게임은 처음부터 승자와 패자가 없었습니다. 모드를 변경해 가며 획득하려는 것은 오로지 나와 상대의 진실한 감정이었습니다. 달콤한 키스가 부상으로 주어지며, 서로에 대한 구원이 트로피로 주어지는 이 게임의 이름은 '사랑'입니다.
우리는, 비 온 뒤에 땅이 굳고, 동 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누군가를 위로합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어떤가요? 어느 날엔가 지쳐있는 자신에게 다정한 위로의 말을 건네길 바랍니다. 실버라이닝, 이제 곧 구름을 지나 따사로운 해가 비출 거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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